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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감히 짐작하기가 어렵다. 묵묵히 따라 걷다 보면 무엇이 나올지.
물의 끝자락이 조심스레 그려내는 지도. 따라가면 무엇이 나올지, 어린애처럼 설레는 마음.
잎사귀보다 무거워 가지를 휘게 만드는 너 역시 애초에 작은 꽃에 지나지 않았다.
성벽이었을 돌무더기 위로 구름이 둥실 넘어간다. 무엇을 지켜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경계를 그리면서.
걸음을 멈추고 그저 가만히 바라보라. 꿈인듯 현실인듯, 눈앞에서 보아도 아련한 풍경.
이 길을 걸으며 웃을 수 있는 이가 있었을까. 절로 느려지는 걸음에 마음이 무겁다.
자그마한 소원들이 저만큼이나 쌓였다.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
그늘에 가려진 횡단보도 위로 누가 지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를 뒤따라오던 너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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