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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어두운 땅속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위해 돌사자가 섰다. 다시는 그 무엇도 이들을 괴롭게 하지 못하리라.
들어오기 위한 구멍일까 나가기 위한 구멍일까. 짙어지는 그림자가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주 조그마한, 머무른 이의 흔적. 어우러져, 스며들어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본다.
유채꽃이 지고 갈대가 익은 자리에 연어가 올 것이다. 잠잠할수록 깊어진다 하였으니, 한 발짝 뒤에 서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우리가 물결을 볼 수 있는 건 햇빛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햇빛을 볼 수 있는 건 물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상상력. 모르는 체 속아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나그네를 위한 배려인가. 조금씩 젖어드는 꽃잎이 애를 태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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