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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 곳에서도 마음은 밝혀지고, 또 꺼진다.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기어코 어두워지지는 않으리라.
다리 아래 잠긴 의문의 구조물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마치 버려진 이를 위한 쉼터 같다.
먼 곳을 내다보기 전에 가까운 곳을 살필 것. 시선을 가로지른 한 줄기의 조용한 속삭임이 들린다.
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이야기 한 편이 절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그 작은 귀에도 몽돌 구르는 소리가 울리는지.
불 꺼진 거리에는 타다 만 연탄 냄새만 맴돌고 지난 밤 피어오르던 왁자한 말소리 온데간데없네.
바쁜 세상 속에서 잊고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 국밥 한 술만큼이나 따뜻하게 채워지는 마음에 그리울 때가 되었을 것.
그늘 아래 가만히 몸을 숨기고 내다본 풍경. 맑고 밝은 그 모습에 잠시 숨이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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