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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오랫동안, 어찌 이리 가지런할 수 있었는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풍경에 돌아서는 걸음이 가볍다.
항구에서는 많은 것이 떠나간다. 고깃배도 여객선도, 구름도 바람도 떠나간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물살을 가르며 돌아오는 너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흙의 빛깔이라는 것이 언제부터 이렇게 고왔는지. 향긋한 흙내음에 편안해지는 마음.
낯선 이름 하나와 함께 멈추어버린 시간이 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마냥 안타까워지는 순간.
산을 등지고 마을을 등지고 사람을 등지고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한 곳만,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길이 두 갈래로 갈렸을 때 사람들은 잠시 서서 고민하기보다 우선 하나의 길을 선택한 후 후회하는 걸 택한다.
밟으면 무게 만큼 소리가 울릴 것 같다. 낙엽이 올라 앉아서 그런지 울림이 유난히 사뿐하다.
서툴게 장식된 서툰 손길들. 서툰 체 다가서 추억 한 장을 걸어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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