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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는 소리가 마루에 스몄는지 걸을 때마다 마루가 들썩이며 글을 읽어간다.
돌과 같은 색깔로 낡아가는 나무, 그리고 나무와 같은 색깔로 낡아가는 돌. 어느 곳 하나 정갈하지 않은 곳이 없다.
사람의 손길이 닿았음에도 이렇게나 아름답다.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일은 어느 순간에나 멋진 일.
길을 따라 쳐진 울타리가 마치 이곳을 벗어나지 말라는 것 같다. 이미 수많은 그림자가 울타리를 넘어갔는데도.
한 발 겨우 내딛을 공간을 밟고서, 행여 빠지진 않을까 균형을 잡으며 그쪽으로 간다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해.
언제부터인가 물건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간 기억이 드물다. 꾸깃한 지폐 몇 장을 내밀고도 얻을 수 있는 진한 마음들.
미끄러져 내려갈까, 솟구쳐 올라올까. 틈새에서 만났음에도 막막한 마음.
밤의 물결에는 빛이 스민다. 어둠이 내리지 않으니 늦은 시간에도 쉬이 숙소로 향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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