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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드니 지평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곡선 섞인 직선이 기특하리만치 가지런하다.
손목시계를 보며 언제쯤 버스가 올까 가늠하다가 문득 입안 가득 고이는 침에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말라가는 끄트머리를 애써 감춘 채 여전히 희다. 결국 모든 것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 순간.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앞에 남은 것은 사념의 대리석 한 조각. 유독 짙다. 그대들의 그림자가.
단단히 다문 입들이 듬직해 보이기도, 그러나 서운해 보이기도 한다. 내려다보는 이들에게 쉬이 내어줄 수 없는 그 속내란.
생각의 구체화가 때로는 미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나와 같은 생각인지 어디선가 날아온 너도 미동 없이 바라보기만 하는구나.
아직도 한 그루의 나무인 듯 선연한 모습들. 시리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웅크리고 있다.
굳어지고 다져져서 쌓이고 또 쌓이고 그렇게 겹겹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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