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어슬렁 장뜰시장 나들이
- 충청북도 증평군 -
비교적 작고 한적한 읍내라지만 장이 서는 1일과 6일에는 장 보러 나선 사람들로 마을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쳐나는 곳, 시골 인심으로 상거래를 하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 소탈한 웃음이 절로 나는 곳, 바로 증평 장뜰시장입니다. 비록 홀로 나선 장보기 나들이일지라도 수십 년간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은 대장간을 둘러보다가 모자람 없이 몇 번이고 채워주는 인심 좋은 국밥집에서 출출함을 달래도 보고, 떡만 40여 년 동안 팔아온 시장 토박이 아주머니와 수다도 떨고. 그야말로 심심할 틈이 없죠.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입니다. 느릿느릿 장뜰시장을 걸으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재미를 찾아보세요!
장 한가운데서 벌어진 엿장수의 각설이타령 소리도 가르며 들려오는 “뻥이오~!” 외침. 코끝을 자극하는 뻥튀기 냄새가 나는 곳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그곳으로 가보자.
“(뻥이오~!) 자자, 거기 아가씨도 군침만 흘리지 말고 한번 맛이나 보시구랴. 튀밥도 맛있으니 한번 잡숴봐.”
“제가 어릴 적에 맛보았던 뻥튀기가 바로 여기 있었네요! 다이어트에는 이만한 게 없는데 어디 가도 도통 배불뚝이 뻥튀기를 찾을 수가 있어야죠!”
‘한 봉지에 천원’이라고 대충 갈겨 쓴 손글씨마저 정겨운 떡 파는 노점상 앞을 그냥 지나치려니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불현듯 밀려온다. 어디 하나 골라볼까?
“안녕하세요, 할머니. 시루떡부터 바람떡, 인절미, 송편에 약식까지! 와~ 없는 떡이 없네요. 이중에 무슨 떡이 제일 맛있어요?”
“여기 맛없는 떡은 없어, 이 아가씨야. 아무거나 골라도 다 맛나. 지금 먹으려면 바람떡 사가. 방앗간에서 가져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따끈혀.”
생선노점 앞에는 사람들이 꽤 붐빈다. 호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고, 상인아주머니에게 흥정을 걸어보는 사람도 있다. 얼마까지 싸게 주시려나?
“조기 만원에 5마리 줄게! 이 싱싱한 것 좀 봐봐! 물도 참 좋고, 어디 가서 이 가격에 절대 못 사.”
“에이~ 아주머니, 두 마리만 더 얹어주세요. 그게 재래시장 오는 맛 아닌가요?” “허허~ 이 아가씨 고집 꺾기 힘들겠네. 옜다, 인심 썼다!”
엉덩이 붙일 만한 곳에는 할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철 맞은 오디를 들고 나온 할머니도 있다. 판매 품목은 오디 딱 하나. 오디는 어떻게 먹을까?
“이건 손으로 못 따. 저녁 때 나무 밑에 돗자리 펴놓고 다음날 아침에 가보면 저절로 떨어져서 이만큼씩 쌓여 있어. 그러니 웬걸. 오늘 아침에 오디 거두느라 야단을 했지.”
“고놈들 참 실하네. 그런데, 이걸 그냥 먹나요?” “술 담가먹으면 몸에 좋아. 그냥 먹어도 맛있고. 한번 먹어봐.”
1974년 문을 연 이래 쇠 녹이는 화덕에 불 꺼진 날이 없다는 이 지역 명물 증평대장간을 찾았다. 쇠를 다루는 일이 제일 쉽다는 대장간 주인장의 망치질을 구경해보자.
“우리 대장간 물건 참 좋아. 청주에서 일부러 여기까지 온다니까.” “남들이 호미 150개 만들 때 아저씨는 500개를 만드신다고요? 그게 정말 가능한 거예요?”
“내가 일을 혼자 해도 워낙 손이 빠르니까 전국에서 주문이 와도 다 해내지. 얼마 전에도 TV 드라마에서 쓴다고 창을 수십 개나 만들었어.”
장뜰시장에 대장장이 말고도 또 다른 장인도 있다 해서 들른 곳. 장뜰시장의 대표 맛집 장터순대다.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국밥을 끓여낸 30년 넘는 세월의 맛을 느껴보자.
“순대 모자라면 순대를 더 드리고, 국 모자라면 국을 더 드리고. 배고파서 왔으니 배가 불러서 가셔야지.”
“입에 착착 감기는 게 얼큰하니 속이 다 개운해져요. 국밥집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애들 아빠는 아픈데 여섯 식구가 먹고 살려니 처음에는 혼자 고생도 참 많이 했지요.”
‘단돈 2천원’. 종이상자를 뜯어다 써붙인 문구 아래 화려한 색깔의 슬리퍼들이 수북하다. 이것저것 신어보며 쇼핑 삼매경에 빠져보자. 여인네의 장 나들이는 요런 재미 아닐까?
“대형마트보다도 슬리퍼 종류가 더 많네요.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슬리퍼 치곤 발에 착착 감기는 게 한 켤레로는 부족하겠어요.” “다 신어봐~. 신어도 보고 만져도 보고 해서 제일 마음에 드는 놈으로다 가져가. 내 오늘 인심 써서 3개에 5천원 줄게.”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화로에 향로, 꽹과리가 앞줄에 서고 뒤편에는 금박의 돼지인형, 앙증맞은 주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골동품점. 이곳에 들르고 싶다면 시장길을 끝까지 걸어가 보자.
“장독대 덮던 망부터 칼, 안마기계, 귀이개 등은 죄다 1천원이야. 가격이이 싸니 한가득 담아서 가도 부담 없다니깐.”
“언뜻 보면 유치하고 조악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정겨워요. 옛 물건들이 하나같이 깨알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면서 시골장터의 분위기를 잃은 재래시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뜰시장의 5일장은 그렇지가 않죠. 영수증을 가져오는 사람은 경품을 주는 새로운 모습도 더러 생겼지만, 이곳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고단한 일상의 짐보따리를 풀어놓고 잠시 쉬며 삶의 여정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마당입니다. 그렇게 세월이라는 염료로 덧칠해진 기억의 풍화작용으로 퇴색되어갔던 시골 재래시장의 추억을 장뜰시장에서 되찾을 수 있습니다. 정겨운 인심에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이곳 시골장터에서 옛 추억을 만나보는 건 어떠세요?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 서울특별시 양천구 -
양천구에 살면서 ‘모기동’을 모른다면 일단 의아한 눈길을 아니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기동 자체가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목2동 주소를 소리나는 대로 발음한 것과 더불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붙여진 주민들의 애칭입니다. 하나같이 돈 벌기도 바빴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 일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모기동 마을축제’까지 생겨났다는 그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지만 함께라서 즐거운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라! 바로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모기동 마을축제의 중심에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단체 ‘플러스마이너스 1℃’가 있다. 주로 어떤 일들을 하는 사람들일까?
“‘플러스 마이너스 1도씨’요? 지구의 온도는 1℃ 낮추고 사람의 온도는 1℃ 올리는 실천을, 예술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철학을 담았지요!” “‘예술’에 ‘철학’까지? 하하~ 살짝 어렵네요.”
“주부들과 함께 지역의 버려진 공간을 예술이라는 방법으로 고민하는 모임이랄까.”
개인작업실에서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점차 모이면서 공동작업실로, 그렇게 모기동으로까지 몸집을 불려나간 나무도예방. 서로 모여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진 걸까?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꾸미려고 모인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슷한 생각과 뜻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동네에서 제발 뭐라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죠.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첫 마을축제 ‘모기동 궁여지책’이 그렇게 탄생했어요.”
“서로 꿈꾸는 건 결국 마을 디자인이었다 그건가요?”
나에겐 쓸모없는 물건이지만 쓸 만해서 버리기 아까운 것들, 직접 만든 음식, 그리고 정성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축제 한쪽에 장식된다. 마치 벼룩시장을 연상케 하는데?
“모기동 벼룩놀이터가 바로 우리 마을 축제죠. 그래서 축제도 현수막부터, 놀이터 진열장이 될 알록달록 박스 등 재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요.”
“정말 여기 부스들이 모두 버려진 종이박스들과 하루의 쓰임을 달리한 우유곽들로 만들어졌네요!”
축제는 벼룩시장 외에도 공연과 마을상영회, 그림전시회, 거리놀이터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시끌벅적한 현장,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알음알음 마을돌이’ 친구들의 통기타, 어쿠스틱 연주부터 댄스까지, 축제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연습했는지 몰라요!”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지만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게 우연찮게 아이디어가 나와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 아세요?”
후미진 골목 벽과 카페 근처 공간에는 따스한 느낌이 가득 배인 벽화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축제의 풍요로움이 더한다.
“우리동네 벽화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주민들이었죠. 목2동에서는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담벼락에 직접 스케치하고 채색하기 등을 가르쳤죠.”
“이게 바로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의 경계가 없어지는 ‘삶은 아트’네요!”
벽화교육은 총 4개월의 긴긴 시간을 지나 전시회까지 가졌다. 시작은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결국 웃음과 행복으로 마무리된 과정이 목2동 협동조합 외관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담벼락이 정말 화사하게 바뀌었군요.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예요.”
“그렇죠? 아이들 작품 하나하나를 보고, 정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이 결과물들, 저도 새삼 감회가 새롭네요. 그 긴 시간은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많이 자랐고, 선생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최근 모기동에서 자주 이야기된 동네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숙영원의 공간 개방이다. 이제 지역 청소년을 위해 수도원의 일정 공간을 내어주기로 했다고.
“어른에게 배우고 어른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곳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청소년과 어른들이 ‘이해와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터가 되길 희망하고 있어요.”
“이 역시도 모기동 탄생과 겹치고 있군요!”
주민들의 네트워크는 해가 갈수록 단단해진다. 직접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다음 축제를 기획하는 ‘나눔식탁’이 마련된 것. 여기 또 하나 기분 좋은 비밀도 숨어 있다는데?
“내년은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마을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모기동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우리는 단순히 같은 동네에 모여사는 의미를 넘어 모기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얼마든지 참여해 마을 만들기를 함께할 수 있어요.”
골목 사이사이까지 시끌벅적한 모기동 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놀이공간입니다. 아이들은 이제 재활용 폐품들을 모아 간판이며 부스도 척척 만어내고, 고사리 손을 거친 벽화는 하나의 예술로 거듭납니다. 주민들 모두가 참여해 일궈낸 모기동 마을축제 과정, 그리고 목2동만의 문화마을을 형성해가기 위한 소중한 시간들, 이 속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벽화를 보러가도 좋고 축제를 보러가도 좋고 그냥 가도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다시 태어난 마을 모기동에 오늘 한번 들러보세요!
한국의 폼페이를 아십니까?
- 서울특별시 송파구 -
이탈리아의 폼페이 유적지는 잘 알아도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 수천 년 전 유물이 고스란히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이곳이 88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는 점도 물론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하지만 세계평화의 문을 지나 아름다운 몽촌호수를 만나면 그 역사는 무려 1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송파구의 풍납토성, 석촌동 고분군 모두 한성백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우리네 소중한 보물입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한국의 폼페이 한성백제 왕궁터를 찾아라!’입니다!
아파트와 주택이 빽빽이 들어선 풍납동 땅 아래에는 지금도 수많은 백제 유물들이 묻혀 있다고 전해진다. 한성백제 유적지가 표시된 지도만으로 보물찾기가 가능할까?
“유물을 발굴 할 때는 조심조심 파야 해요. 유물을 찾으면 꼭 모눈종이에 정확한 위치를 표시해보자!”
“앗! 여기요, 여기! 지금 막 토기가 나왔어요.” “음, 글쎄. 그건 그냥 도자기그릇 조각 같구나. 봐봐. 공정과정에서 새긴 글씨가 선명하지?"
한성백제박물관에는 풍납토성 일부를 그대로 잘라 옮겨놓은 토성 절개면을 전시해 놓고 있다. 당대 백제인의 축조기술은 어떠했을까?
“백제의 첫 왕성이에요. 현재는 2km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평지에 쌓은 토성 가운데가히 세계적인 규모라 할 수 있죠. 당시 백제의 국력의 위대함이 느껴지니?”
“네! 시루떡처럼 층층이 다져 쌓은 판축법, 나뭇잎 등을 깐 부엽법 등 백제사람들 손재주도 참 뛰어났던 것 같아요!”
경당연립이 있던 자리는 현재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궁터임을 입증하는 중요 유물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까?
“말 머리뼈, 우물, 창고, 대부(大夫)라는 한자가 새겨진 목 짧은 항아리까지… 이게 다 어디에 쓰였을까요?”
“제사 지낼 때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지. 왕들의 역할이었는데 그래서 이곳을 사당 역할을 겸하는 왕궁터로 보는 거야.”
고대백제의 500년 도읍지였던 송파는 여전히 웅혼한 백제의 기상과 빛나던 문화를 조용히 들려주고 있다. 근데, ‘한성백제’라 일컫는 기준은 뭘까?
“어쩔 때는 ‘고대백제’, 어쩔 땐 ‘한성백제’라고 하는데, 왜 그렇죠?”
“고구려 시조 주몽의 두 아들 온조와 비류는 큰 꿈을 안고 남하해 지금의 서울 북부지역에 이르렀을 때가 약 2000년 전. 기원전 5년 온조가 송파 지역으로 천도해서부터 문주왕 원년까지 송파가 백제 수도로 문명을 꽃피운 시기를 ‘한성백제’라고 했다는 주장이 있지.”
그러나 많은 천도 기록과 여러 가지 지명은 한성백제 수도 실체를 놓고 큰 혼란을 야기한다. 그래서 한성이라는 명칭도 아직은 논란거리. 왕궁성이라는 풍납토성은 어떨까?
“한강 유역을 차지한 고구려가 평지성인 풍납토성은 폐기하는 대신 산성인 몽촌토성을 군사용으로 재활용하면서 한산성, 즉 한성은 점차 백제 고도를 대표하는 명칭으로 부상했다는 기록에서 ‘한성’의 기원은 사실 아직 뚜렷한 정답은 알 수가 없지.”
“풍납토성은요? 축조에 연인원 100만명이 넘었다는 점에서 왕성이라고 봐도 될까요?”
서울에서 열리는 축제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관광축제의 영예를 안고 있는 축제가 바로 송파에서 열린다고 한다. 어떤 축제일까?
“조선왕조 500년 도읍지답게 조선시대 문화유적이 적잖이 남아 있는 서울에서 송파는 독특한 위상을 점하지. 바로 1,500여 년 전까지 존속한 백제 한성시대의 도읍지였다는 점이야.”
“그래서 송파가 그 못지않게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고도라고 말들을 하는군요!” “그렇지. 그렇다면 이와 연관된 축제도 유명한데, 뭔지 알 수 있겠니?”
500년 한성백제시대의 찬연했던 역사문화의 발자취를 재현한 전통문화축제 현장, 그 속에는 어떤 참신한 내용들로 꾸며져 있을까?
“근초고왕 열병식, 근초고왕 개선행렬 등 역사문화행사도 너무나 흥미로워요!”
“전통과 미래를 잇는 축제이니만큼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쳤지. 그렇게 역사성을 강조한 교육적인 프로그램들도 많지만, 즐거움이 가미된 그야말로 축제다운 축제들도 많단다.” “백제마을 체험이나 혼불채화, 단심줄 대동놀이 같은 것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풍납리 일대, 특히 경당 역사문화공원에서 진행되는 유물 발굴체험은 흔치 않은 기회라 더 특별하다. 한성백제 왕궁터의 진짜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포기! 하지만, 책에서만 봤던 유물 발굴을 직접 해보니 꽤 인상적이에요. 500년간 지속된 한성백제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알고 돌아갈 수 있어 너무 뿌듯해요!”
“사실 백제 왕궁이 있었던 풍납토성은 세계적인 규모의 토성이야. 세계적인 관광지 폼페이처럼 풍납토성 일대도 매력적인 관광지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들지 않니?”
고대백제의 500년 도읍지였던 송파구에는 여전히 백제시대의 유적들이 남아 그 당시 웅혼한 백제의 기상과 빛나던 문화를 조용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히 백제 초기 왕도를 구성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핵심 성터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백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면 송파구를 둘러보는 시간도 상당히 있을 것 같습니다. 문화역사의 향기에 정서적, 지적 욕구를 함께 충족시켜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은 송파구로 나가보는 건 어떠세요?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경기도 화성시 -
어린 시절에는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든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이며 들, 냇가로 쏘다니기만 하면 작은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시절이 다 지나버리고, 이제는 문을 열면 잘 정비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곤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연과 어우러져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이번 미션에 주목해 주세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미션은 ‘제부도에서 자연을 만지고 오라!’입니다.
하루에 단 두 번, 썰물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면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이 바로 저 앞에 보이는데 왜 앞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아직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요즘에는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릴 거야.”
“도로까지 바다에 잠겨 있는 거군요! 바다에 잠겨 있던 길을 간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부도에 도착하면 오른쪽, 빨간 등대가 보이는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해안산책로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이 길은 언제 와도 기분이 좋구나. 발밑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꼭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잖아. 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가 더해진단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요. 아, 안내도에도 그려져 있던 소라 모양 조형물이네요! 바다에 왔으니 소라 안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어요!”
제부도 갯벌 체험장에서는 호미와 장화를 대여해 주니 이 점을 참고해 두자.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해수욕장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
“해안산책로를 걸어 올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바다였는데, 역시 직접 와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것 보세요! 제가 주운 조개껍데기예요. 참 예쁘죠?”
“어디, 오늘 살아있는 조개도 잡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점심 즈음이 되면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와,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그물망을 좀 보세요. 뭔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벌써 조개랑 게를 잡은 모양이네요. 저도 빨리 갯벌로 나가고 싶어요! 빨리요!”
“하하, 서두르지 않아도 돼. 오늘은 하루 종일 갯벌 체험으로 시간을 보낼 테니까 말이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도 좋지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갯벌이 더 매력적이지!”
제부도의 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석화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1월 말까지는 제부도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돌 틈마다 무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렴.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매일 송사리를 잡고 놀았는데 말이야.”
“저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예요! 세상에, 고둥이네요! 정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와, 이쪽에는 게가 있어요! 빨라서 잡기는 어렵겠는데요?”
돌과 흙 아래로 재빠르게 숨어드는 게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게를 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기, 내가 석화를 하나 까 놨어. 이걸 게가 숨어 있는 돌 앞에 놓아보렴.” “석화? 굴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게한테 이 굴을 주는 건가요? 왠지 좀 아까운데… 아, 아기 게들이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굴을 맛보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렴. 게들이 곧 싱싱한 굴 맛에 반할 테니까.”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호미와 맛소금을 준비해야 한다. 조개 구멍을 찾아내어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데?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구멍 밖으로 나온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갑자기 짠 맛을 보게 된 조개들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야. 여기 조개 구멍이 있구나. 소금을 한 번 뿌려볼래?” “어디… 앗, 정말이네요! 조개가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렇게 채집한 고둥이며 게, 굴과 조개들을 양동이 안에 모아두면 작은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집까지 데려오면 금방 죽어버리니,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줄 것.
“애써 잡은 조개들인데 꼭 놓아주어야만 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 조개들의 집은 바로 이곳이니까 말이야.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니,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 “제 생각이 짧았어요. 잠깐, 조금만 더 구경하고 금방 갯벌로 돌려보내 줄게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세상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일상에서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제부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하며 오감으로 느낀 바다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싱그러운 일탈, 블루로드
- 경상북도 영덕군 -
맑고 푸른 바다(Beach),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들(Legend), 가보고 싶은 관광지(Utopia), 일상생활의 탈출구(Exit)… 각 단어의 앞 글자를 조합하면 ‘Blue’가 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경북 영덕에는 걷는 내내 푸른 동해가 함께하며 그 비경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동해 블루로드가 있습니다. 강구항을 출발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이 해파랑길을 걸으면 그야말로 답답한 우리의 일상으로부터 탈출도 가능할까요? 팍팍한 도시를 벗어나려는 자, 이곳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만끽하라! 이것이 바로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끝없는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색적 트레킹코스 영덕 블루로드는 4개의 코스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특색 있는 풍경이 갖춰져 있다. 어떤 코스를 밟아볼까?
“블루로드 백미 구간이라면 단연 여기 아닐까? 특히 코스가 끝나는 끝지점인 축산항 죽도산은 세종시와 같은 위도의 정동쪽에 위치한 데다 풍광도 가히 일품이라지?”
“그렇다면 오색향연의 빛의 거리, 창포말등대, 야생화 군락지 등이 끝내준다는 해맞이공원부터 한번 도보여행을 시작해볼까?”
해맞이공원은 치유의 공원으로도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다. 이곳에 가면 정말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도 얻을 수 있게 될까?
“좌우로 설치된 빛의 거리는 자연 속에서 천지 발광하는 LED 빛의 천국이로구나. 달빛, 조경 빛, 루미나리에 등 공원이 발광하는 무대가 이토록 화려할 줄 누가 알았겠어!”
“집채마한 이 시비는 눈을 뗄 수 없게 하는구나. 주인은 누구일까? 여기 기록을 보니 이것이 변반산 봉수대까지 조성되어 있다는데, 이곳이야말로 답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음이야.
해맞이공원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작은 어촌마을인 창포리 물양장으로 향한다. 이곳 창포리에선 반가이 오신 손님들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는데?
“잠깐, 이곳은 지금 축제가 열리고 있나? 꽤 시끌벅적한 걸?” “어쿠스틱 밴드가 두드리는 맑은 젬베소리와 귀에 익은 기타공연에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내며 즐기고 있어.”
“영덕 칠보주와 대게를 맛볼 절호의 찬스야! 이 도보여행에 지친 몸도 잠시 쉬게 해주자.”
대게발이 등대를 감싸고 있는 창포말등대부터 ‘푸른대게의 길’이 시작된다. 등대 안쪽 나선형계단을 올라 등대의 중간쯤 올랐다면 해안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난간을 잘 부여잡으라고!” “걱정 마! 바다를 시원스레 볼 수 있는 이 전망대가 나는 참 마음에 들어!”
“사방에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하얀 포말로 덧칠해 놓은 해안선, 창공을 나는 갈매기와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코가 뻥 뚫리고 숨통이 제대로 트이는 기분이야!”
등대를 빠져 나와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운이 좋을 땐 거친 바닷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화의 미소를 보게 된다는데?
“수선화를 시작으로 패랭이꽃, 해국, 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 본의 꽃이 가을까지 피고 진다는데, 이제 철이 지났나 봐. 야생화가 그리 많지가 않으니 뭔가 아쉬운데?”
“뭐 어때! 하늘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조각품을 감상해도 좋고, 시를 음미하며 눈을 지그시 감아도 좋다고. 스피커에 귀에 익은 클래식음악이 흘러나와 흥을 돋우잖니.”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해맞이공원에서 석리어촌마을을 거쳐 축산항까지 해안길만 걸어도 동해트레일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는데, 그 이유는 뭘까?
“여기가 원래 해안 간첩을 막기 위한 군 초소길이었다지?” “맞아. 하지만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이제는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어. 옥빛 바다와 하얀 포말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생태탐방로가 또 있을까?”
“오랜 세월동안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길에서 사색과 명상을 즐기며 걷기에 그만이야.”
기암절벽 아래 작은 해변을 지나면 죽도산과 마주하게 된다. 이 산길을 돌아 나오면 바다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축산항. 이곳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 과연 뭘까?
“영덕 사투리로 ‘미주구리’라고 불리는 이놈, 참 싱싱하다! 횟감 한 마리 떠 달라고 하자!” “대게활어타운 가서 시원한 물회로 먹는 건 어때?”
“아~ 그것도 좋지!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술안주로 곁들이면, 캬~! 뼈째 입에 넣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지?”
기암괴석의 바윗길, 해송아래 흙길, 파도가 넘실대는 백사장길, 포근한 어촌마을길까지 흥미진진한 코스가 이어져 걷는 내내 함박웃음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계속 가볼까?
“깎아지른 절벽에 만들어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원,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전망대와 파도처럼 넘실대는 다리까지. 이 모든 걸 동해바다를 끼고 걸으며 만나볼 수 있다니.”
“해파랑길에 놓인 보석 같은 풍경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데 어떻게 멈추겠어! 파란 바다와 초록의 소나무 세상에 뿌려놓은 듯한 이 블루로드, 스트레스가 전부 날아가는 것 같아!”
길은 사람들이 걸어온 발자취입니다. 그 길과 길이 쌓여 역사가 됩니다. 경북 영덕의 블루로드 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있고 추억이 깃들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영덕 블루로드, 그 이름처럼 걷는 내내 푸른 동해가 함께합니다. 청정바다를 끼고 만들어진 블루로드를 걸으며 삶을 사색하고, 기분 좋은 바닷바람을 맞는 그 자체로 지친 몸과 마음의 치료제가 됩니다. 아름다운 길을 찾아 행복한 여행을 찾고 있다면,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 영덕의 블루로드 도보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대가야를 보고, 듣고, 겪다
- 경상북도 고령군 -
따스한 햇살과 함께 하는 여행이 그리울 무렵 남도에는 본격적인 꽃잔치가 시작됩니다. 경북 고령에 깃든 철의 왕국이라 불렸던 대가야의 이야기를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역사보다도 긴 520년여의 세월 동안 그 명성을 떨쳤던 대가야의 고장입니다. 철의 왕국을 건설하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가야금까지. 그들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북 고령으로 기왕 나선 걸음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 미션은 ‘대가야를 오감으로 느껴라!’입니다.
개화실 꽃이 피어나는 마을, 개실마을. 그리고 마을을 포근히 둘러 싼 춤추는 나비를 닮았다는, 접무봉. 이 마을에는 어떤 이야기가 꽃피고 있을까?
“나즈막한 돌담장과 묵직한 나무 울타리들 사이로 난 굽이진 골목길은 우리나라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야의 역사 뿐 아니라,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대를 이으며 살아오고 있는 개실마을에서는 자연체험, 농촌, 역사체험 등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단다.”
가야금의 대가 우륵의 고장이자, 초기 신라와 어깨를 견주던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유적이 숨쉬는 이곳에는 우륵박물관이 떡하니 자리해 있다.
“박물관의 입구 한편에 있는 우륵 동상이 건장하게 서있어요!”
“그 맞은편에도 가야금을 제작했던 금장지비석이 있구나. 가야금 재료인 오동나무를 납작하게 깎아서 촘촘히 세워둔 모습이 꽤 인상적이야.” “박물관 바로 옆 마을에 조성한 우륵의 집도 빼놓지 말아요!”
우륵박물관은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발굴ㆍ수집ㆍ보존ㆍ전시하여 국민들이 우륵과 가야금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륵을 찾아서` 전시실에서는 뭘 보고 왔니?” “우륵이 살았을 당시 대가야의 정황을 보여줬어요. 또 전시실 `악성우륵`에서는 우륵이 어떻게 자라서 음악을 접했고 어떻게 가야 12곡을 만들게 됐는지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죠.”
“그야말로 우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로구나.”
정정하니, 울리는 가야금의 소리를 따 정정골이라는 옛 이름으로 불리었던 가얏고. 우륵의 가야금 소리를 따라 걷는 가얏고 마을의 길을 따라가볼까?
“요즘에는 잘 들을 수 없는 가야금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지니, 정말 옛 가야의 악성 우륵이 왜가야금을 사랑했는지 알 것만 같아요.”
“그래, 가얏고 마을에서는 가야를 대표했던 가야금과 우륵의 뜻을 이어 가야금 공방, 문화관, 체험관 등을 통해 가야금 문화를 적극 발굴, 보존, 재조명 하고 있단다.”
고아동 벽화고분 속에는 약간의 연꽃그림이 남아있다고 한다. 회가 떨어져버려 거의 사라져버린 벽화 속에 여전히 피어있는 연꽃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가야의 유일한 벽화고분이라니, 역사적 가치가 엄청나겠어요! 밀폐 되어있어서 직접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요.”
“처음 도굴된 채 발견되어, 보수공사와 학술조사를 거친 후 보존하고 있는 것이란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니, 너무 아쉬워 할 일은 아니란다.”
대가야 왕릉전시관을 비롯한 대가야박물관은 고령에 흩어져 출토된 대가야 유물들을 한 자리에 전시해놓았다. 대가야의 찬란한 유산에 입이 떡 벌어진다.
“순장 문화라니, 조금 무서워요. 살아있는 사람을 함께 묻는 문화가 왜 대가야의 풍습으로 굳어진 걸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옛 사람들은, 죽음은 곧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이라 믿었단다. 이 세상에서 살던 그대로 다음 세상에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하니,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단다.”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있는 순장무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잔디가 피어있지 않은 왕릉이 낯설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큰 건물이 실제 무덤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이 무덤의 주인은 힘이 정말 강력한 왕이었나봐요.”
“그래, 그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직접 들어가 순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곳이란다. 매장 모습과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얼른 들어가보자.”
신비의 왕국, 대가야. 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아온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잊지 않으며 그들이 즐긴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대가야박물관이다.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네요. 저는 대가야 용사 체험구역을 가장 해보고 싶어요. 빨리 가요!”
“그래, 활도 만들어보고, 칼, 투구, 갑옷까지 직접 볼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구나.”
대가야 문화축제의 슬로건은 ‘1500년의 기다림’입니다. 찬란하게 피어났던 대가야의 문화를 잊고 지낸지 1500년. 일제시대, 한국전쟁 등의 아픈 역사를 겪으며 함께 상처 입었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살려내기 위한 고령의 노력이 느껴지는 체험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낙동강변의 비옥한 토양과 가야한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배경으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고령! 여러분의 오감을 모두 채워줄 고령으로 이번 주말 여행을 떠나시는 것은 어떤가요?
능선 따라 땅끝까지
- 전라남도 해남군 -
해남을 말하면 하나같이 ‘땅끝마을’부터 내뱉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전라남도에서 이 지역을 간판스타로 만들어준 단어인 만큼 여행객 대부분이 새로운 삶의 전기를 찾고자 ‘땅끝마을’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도 이곳으로 간다면, 가학산 능선코스로 방향을 전환해보는 시도는 어떨까요? 세상과 부딪쳐 포기하고 싶다가도 남루해진 몸을 추스르게 만드는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땅끝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오로지 당신의 몫. 그러나 <트래블아이>는 해남으로 향하는 당신께 미션을 던져봅니다. ‘가학산에서 땅끝을 만나라!’
둘러볼만한 명소가 많은 해남은 한반도의 최남단이라는 인식으로 그저 ‘먼 여행지’라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중교통만 이용해도 해남은 결코 멀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KTX 광명역에서 이렇게 접근성이 뛰어날 줄은 미처 몰랐어. ‘땅끝’만 생각하다 보니 멀게만 느껴서일지 모르겠군.”
“대부분이 그런 오해를 하지. 하지만 서해안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광명~수원간 고속도로, 신안산선 등 수도권에서도 최적의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는 거.”
마산면 산막리에 이르자 가학산을 배경으로 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젖어들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고향 마을의 추억을 되새겨보게 하는 마을이야.” “청자빛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진초록 보리밭을 보니 더 그러하군.”
“마을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야.” “그보다도, 자연과의 어울림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
트레킹 중 만나는 숲속의 돌담, 여러 동의 숙소마저 정겨운 가학산자연휴양림은 황토 벽돌집부터 원숭이 가족 등 TV에 누차 방영된 바 있는 만큼 흥미가 저절로 간다.
“여기는 웰빙 숙박시설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도 숙박객이 끊이지 않는다더군.” “편백나무 산림욕장을 비롯해 가학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이용한 수영장 등도 갖추고 있다니, 가족과 함꼐 또 한 번 찾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구나.”
“맞아. 요즘 조류관 등을 설치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
매월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이곳 야영장은 막상 마주하면 실망감이 들 수도 있다. 야영시설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데?
“취사장과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은 그나마 갖추고 있는데, 데크나 샤워장은 없네. 게다가 바닥은 파쇄석으로 되어 있고 말이지. 심지어 전기시설도 사용할 수 없다는군.”
“하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보면 어떨까? 한편으로는 이곳이야말로 진짜 자연을 배우고 자연 속에 동화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산세가 학이 나는 듯하다 이름 붙여진 가학산은 기암괴석과 철쭉이 조화를 이루는 명산으로 꼽힌다. 이 산을 ‘흑석산’이라고도 칭한다는데,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일까?
“비 온 후 물을 머금은 가학산 바위는 무슨 색을 띠는지 알아?” “바위가 비에 젖어봤자 또 다른 색을 띠겠어? 네 질문부터 틀렸군.”
“나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검게 그을린 듯 보인다지.” “신기하군. 게다가 가다 보면 어느 능선에 오르면 마치 학을 타고 비상하는 듯도 하다지?”
밀렵이 판을 치는 요즘 산에서 꽃뱀 한 마리만 마주쳐도 반갑다. 가학산은 아프리카의 사파리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아직도 이곳에 원숭이가 살고 있을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예전에 여기서 나무 위에 떡하니 앉아 있는 원숭이를 봤었어. 목에 사슬도 없고 철저히 야생에 의존하는 이곳 원숭이는 일본원숭이보다 강인한 생존능력을 가진 종자일 게 분명해.”
입구를 지나 잔디밭쉼터∼학운정∼정상∼해도정∼맹선재∼물치기미쉼터까지 장장 5km의 산행코스는 주춤한 사이에도 잊지 못할 풍광을 내어준다.
“길이 갑자기 쉬워졌다고 빨리 걷는 건 지양해야 해. 천천히 걷는 길에서는 그만큼의 볼거리가 가학산에서는 분명 있을 테니까.”
“정말이네! 꼬불꼬불 예쁜 오솔길이 오롯이 나 있어.” “하하~ 완만한 이 길은 마치 우리에게 쉬엄쉬엄 가라며 배려하는 것 같지?”
맹선재를 지나면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그 뒤에는 곧 시야가 확 터지며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정상이 금방이다. 막판 스퍼트를 내보자!
“이 능선길 코스 가장 끄트머리에서 어떤 경관을 보게 될까 그 생각만 하면서 왔는데, 고생 끝에 이런 천혜의 낙원을 만나게 될 줄이야!”
“저기가 소안도지? 저쪽에 보길도랑 노화도까지 전부 보여! 해남의 진정한 묘미로세!” “쾌청한 날씨에는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날씨가 꾸물꾸물하구먼.”
가학산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면 완전한 장구 모양의 잘록한 허리를 가진 소안도를 비롯해 보길도와 노화도를 연결하는 보길대교의 장난감 걸린 듯한 모습까지 보게 됩니다. 땅끝의 진면모를 느끼고 싶다면 가학산으로 향하라고 이야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흑석의 위용을 간직하면서 동시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철쭉과 오솔길의 매력을 모두 품은 능선코스를 직접 밟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오롯이 품은 가학산에서 여러분이 만난 해남의 땅끝은 어땠나요?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다
- 부산광역시 남구 -
해마다 많은 이들이 부산을 찾습니다. 부산항을 보기 위해 혹은 어촌풍경의 정겨움을 만끽하기 위해 또는 해안절경에 취하고 싶은 마음 등 이렇게 그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부산의 ‘바다’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부산의 바다는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남구는 부산 해안절경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명소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제대로 부산을 느끼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부산의 ’진짜 바다‘를 만나고 오라!’입니다.
부산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오륙도는 남구 용호동의 앞바다에 자리한 여섯 개의 바위섬으로, 여섯 개의 섬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있다. 이름의 유래가 있을까?
“어라, 이상한데요? 섬은 여섯 개인데 왜 이름이 ‘육도’가 아니라 ‘오륙도’인 거예요?”
“오륙도는 다섯 개로 보이기도 하고, 여섯 개로 보이기도 한단다. 방패섬과 솔섬, 수리섬과 송곳섬, 굴섬과 등대섬이라는 이름인데 잘 보면 그 모양이나 환경을 알면 그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단다. 자 각각의 섬이름과 모습이 잘 맞는 것 같지?”
오륙도의 여러 섬 가운데에서도 등대섬과 굴섬이 가장 눈길이 간다. 가장 커다란 섬인 이곳의 이름은 왜 굴섬이 되었을까?
“이곳의 이름이 왜 굴섬일까요? 혹시 굴이 많이 나서가 아닐까요?”
“아쉽지만 틀렸어. 굴섬의 ‘굴’은 먹는 굴이 아닌 들어가는 굴이란다. 굴섬에는 큰 바위굴이 하나 있는데, 이 굴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저기 보이는 등대에서는 우리가 곧 가볼 이기대, 신선대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단다.”
아름답고 유명한 곳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오륙도에도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일출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이 설화가 달래줄 수 있을 터.
“배를 타고 오륙도를 돌아보면, 오륙도의 아름다움을 훨씬 더 잘 알 수 있지. 수리섬 위에는 망부석이 있단다. 아이를 업은 채 섬 위에서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가 그만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말았다고 해.”
“여섯 개의 섬마다 숨은 전설이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루는 신선대에서 신선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까? 신선을 만나지 못한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내가 신선이 되어 보면 그만이니.
“여기가 아까 등대에서 본 곳이라고요? 발아래를 내려다보기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바닷가 절벽이 참 아름답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룬단다. 신라 말기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유람한 곳으로 유명하지. 신선대라는 이름도 신선의 발자국과 백마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
신선이 머물다 간 해안가에는 컨테이너 터미널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인근 해안절경은 그대로 남아있어 아쉬움은 없다.
“그런데 저기 멀리 공장지대가 보이는 것 같아요. 해안절경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국전쟁 이후 이 일대는 공장지대로 변했단다. 그래서 해안가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들어선 것이고. 하지만 이렇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은 그대로이니 섬이 변한 것은 없지 않을까?”
신선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기대는 기괴한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이기대에서 부산의 진짜 바다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
“남구에는 해안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명소들이 비교적 가까운 데 위치해 있네요. 10분정도 옮겨왔는데 또 다른 멋을 품은 바다가 장관을 이루네요.”
“이기대라는 곳인데 바다와 기괴한 바위의 장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단다. 바로 해안산책로가 그곳이지!”
일출과 일물 모두 장관으로 손꼽히는 이기대는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유명하다.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어어? 바다 너머가 점점 밝아져 와요! 검게만 보이던 바다가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네요. 곧 여섯 개의 섬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정말 기대돼요!”
“하늘이 시시각각 붉은색으로 변해가는구나. 저 앞에 피어오른 것이 바다안개일지, 아니면 지나가는 구름일지도 잠시 후면 보이겠어.”
넘실거리는 파도와 마주한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남구의 바다는 부산의 상징이라 할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 진짜 바다와 마주한 순간을 기억하며 추억을 곱씹어 볼까?
“와, 이래서 사람들이 부산에 오면 바다에 대한 추억을 쌓고 돌아가나봐요.”
“그래,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과 장소에 따른 아름다운 절경이 아주 손에 꼽는 곳이지.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자연 그대로가 가진 멋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부산 바다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섬이 매력적인 것은, 쉽게 밟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부산의 바다를 처음 찾는 분들은 우선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빛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물빛, 바람에 따라 달라지는 파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속삭임 등 부산 남구는 이렇게 진짜 바다를 품고 있는 명소들이 많습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진다면 주저 말고 부산 남구의 진짜 바다의 매력속으로 풍덩 하고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