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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우당탕탕,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영원한 앙숙이자 친구인 그들이 지치지도 않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허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낡아가고 있기에 더욱 특별한, 오래된 담장
한 덩이 구름이 몸을 웅크려 내려앉았다. 그림자만큼 둥글어지고 싶은 그 마음의 이유를 묻는다.
기억의 주인은 사라졌지만, 기억은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아름다워 더 서글픈, 불안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는 풍경.
흙먼지와 돌이끼 사이를 흘렀음에도 어찌 저리 맑을까. 쉬이 물들지 않는 일이란 언제나 경이롭다.
바람에 나부끼는 민족의 한이, 얼이 그 어떤 색채보다 푸르고 붉으며, 구름보다 새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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