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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준비된 쉼터들이 주는 것은 아름다움 뿐만이 아니다. 그곳에 담긴 배려와 감성 한 모금에 목을 축일 수 있는 곳.
흐린 날에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제 속내보다 주변을 비춰내고 싶어하는 잔잔한 마음.
마른 장독대와 나무로 만든 집, 흙벽과 고목들. 여기,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들이 조용히 모여 있다.
소리 없는 웃음들. 어깨가 스치는, 딱 그 만큼의 거리에 서서 바지런히 낡아가는 것이 얼마나 멋진지!
보기만 해도 입안에서 흙이 맴도는 기분이다. 한 입 물면 푸근한 향이 퍼질 것만 같다.
어찌 간섭할 생각도 없는 관망의 시선. 그 앞에 더욱 작아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을 한 올씩 추슬러 담아본다.
여전히 안녕한지, 지나도 안녕할지. 안부를 묻는 일이 새삼스러운, 익숙한 조우.
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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