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 야경1
부산의 숨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
“그런 게 있어요?”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려하게 대답할 수 있는 명소는 아마 손에 꼽을 것이다. 사실 꼽는 명소 말고도 숨은 명소들은 도처에 있다. 재생 목록에 나만 아는 가수가 있듯이 나만 아는 공간도 있기 마련이다. 꼭 나만 알고 싶은 멋진 공간, 낯선 여행객은 물론 낯익은 주민들의 감탄도 부르는 훌륭한 경치를 자랑하는 부산의 숨은 명소,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를 소개한다.
부산에 이런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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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를 오르면 “여기구나!” 쾌감이 느껴지는 전망대 입구 안내판
부산에는 전망대가 많다. 부엉산 오륜대전망대, 아미산전망대.. 중구 영주동에는 부산 사람도 잘 모르는 전망대가 하나 있다. 바로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다. 이름 중 디오라마가 무슨 뜻인지 선뜻 파악은 어렵다. 디오라마[Diorama]의 사전적 의미는 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일종의 전시기법이다. 보이는 효과를 의도한 기법인데 이 기법을 활용한 건축물이 실제로 전망대에 큰 구조의 액자 형상으로 설치돼있다.
디오라마로 얻는 시각적 효과는 액자 뒤로 보이는 탁 트인 부산의 전경이다. 총 3개 공간으로 나뉜 조망 공간에서 바다를 가르는 부산항 대교, 빼곡한 산복도로의 집들, 골목과 골목 사이, 산복도로를 헤집고 다니는 차들, 그리고 그 안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주민의 생활상까지 부산의 진면목을 한 폭의 그림처럼 볼 수 있다.
밤에 밤에 환한 낮만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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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한 터전이 이룬 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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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정신이 깃든 민주공원
조망하는 각도에 따라 부산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옛날 조선 최고의 말들이 살았다는 영도부터 영도를 잇는 남포동과 영주고개까지 일대가 한 눈에 보인다. 그리고 조금만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산시민들이 직접 조성한 민주공원이 있다.
전망대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훌륭한 낮의 경치만큼 또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해가 진 후 풍경이다. 까만 하늘 밑으로 수많은 형형색색의 빛이 밤을 환히 밝힌다. 부산의 많은 전망대 중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전망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바다 너머 지평선까지 한 눈에 수월히 보이는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는 야경은 색다른 느낌으로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기이함을 선사한다.
더 오래 감상하고 싶은 경치를 자랑하는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는 이런 역사를 갖고 있다. 전망대가 위치한 산복도로는 혈관처럼 산자락을 흐른다는 뜻으로 뫼산(山)자에 배복(腹)자를 합친 말이다. 즉, 산의 배 부분에 만들어진 도로라는 뜻이 된다. 그 연유는 지형적으로 평지가 부족해 산에도 판잣집으로 터를 일구던 때로 올라간다. 산지에도 거처를 마련하며 사는 동안에 6.25 전쟁이 끝나고 경공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도시로 유입하는 노동자 수가 많아지면서 산동네에도 판잣집이 빼곡히 더 늘어났다. 늘어난 인구수만큼 생활상 편의를 위해 산동네를 가르는 산복도로가 만들어졌다. 1962년부터 공사가 진행된 산복도로는 피란시절 이후의 부산 시민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유구한 부산 시민의 생활상을 감상할 수 있다.
부산의 숨은 명소,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에 오르면 멋진 경치와 역사를 한편의 예술작품처럼 볼 수 있어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박태성
발행2021년 11월 13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