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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만을 가늠하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내다보기를 그만둔 채 걸어본다.
가만히 서 있는데도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출렁인다. 물 위를 걷는 듯 걸음마다 새롭다.
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무거운 마음을 잠시 잊고 웃어 볼 때. 우리는 모두 한 꽃, 한 가지로 피어나는 꽃이란다.
12월이 되면 삼청동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겨울 트리가 제일 먼저 알고 반짝, 불을 밝힌다.
하천 위에 난 작은 다리 위로 한가로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리가 있으니 건널 수밖에 없다는 듯.
해에게서 흘러나온 물길이 눈앞을 휘돌아 흐른다.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 앞에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
소나무 사이로 줄줄이 들어선 비석의 글자를 보려면 거리를 좁혀 허리를 숙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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